센터스테이지라는 말은 ‘Stage Center’, 즉 무대의 중심에서 ‘제품’이 주인공이 되어
갖가지 극적 체험을 이끌어 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제일기획 TF팀을 비롯해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삼성전자 프로덕트 이노베이션팀, 제일기획 자회사인
TBG(The Barbarian Group, New York) 등 여러 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성된
센터스테이지는 ‘마법’의 영역에 속해 있던 ‘말하는(Interactive) 거울(Reflection)’을
혁신적 사고와 기술을 통해 마침내 현실로 불러냈다. 그 기나긴 산고(産苦)의 과정을 소개한다.
▲ 센터스테이지를 사용해 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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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안에 냉장고 집어넣기**
2013년 6월 초,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TV에 냉장고를 넣어주세요.”
보통은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데…? 아무튼 요점은 새로 론칭한 85인치 대형 UHD TV에
신형 냉장고의 이미지 및 동영상을 넣어 매장에서 쇼케이싱 해보고, 나아가 단순히 제품을 나열하거나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의뢰가 들어온 곳은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문의 전략마케팅팀이었다. 얼핏 듣기엔 평범한 디지털 키오스크
제작에 관한 의뢰였다. 하지만 묘하게도 뚜렷한 결과물이 그려지지 않았으며, 성공 여부도 불투명했다.
▲ 85인치 대형 UHD TV에 신형 냉장고의 이미지 및 동영상을
1:1 사이즈로 구현하는 것이 초기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문제였다.
여러 팀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이 프로젝트를 신생 리테일 팀에서 수주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문제는 화면에 1:1의 실제 사이즈를 구현해야 한다는 점과
실제 제품에 버금가는 화질(4K+)로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술적 스펙이 중요했던 이유는,
바로 이 플랫폼의 태생 자체가 B2B 용도였기 때문이다.
▲ 가전 매장의 일반적인 환경
전통적으로 소위 ‘백색가전’의 경우, 매장 내에서 차지하는 샘플 제품의 물리적 부피가 대단히 크다.
반면 상대적으로 긴 제품의 생애주기(PLM)1와 기술 집약도를 고려해 봤을 때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매장 공간에 비해 그에 합당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러한 제품을 배송·진열해야 하는
물류 관리에 따르는 매몰비용(Sunk Cost)2 역시 상당히 부담된다.
상황도 상황이려니와 과연 냉장고의 ‘이미지’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있을까.
소조(塑造)와 조각(彫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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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의 첫 번째 타깃은 2013년 9월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전시장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IFA의 B2B 세일즈 공간, 속칭 ‘Dark Room’이라 일컬어지는 곳이었다.
글로벌 가전 업계에는 IFA와 CES라는 기술과 트렌드의 양대 각축장이 존재한다.
그런데 각 사가 보유한 신기술·캠페인의 경연장 중에서도 가장 첨예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은
무대 앞이 아닌 무대 뒤 Dark Room이란 곳이다.
이곳에서는 다음 해 또는 그다음 해에 출시되거나 혹은 사그라질지도 모르는 ‘의욕치’의 제품·기술들이
그 위용을 감춘 채 목업(Mockup)이나 콘셉트 형태로 은밀하게 Top Executive들을 기다린다.
각 브랜드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는 협상과 함께 진행되는 진정한 비즈니스의 장(場)인 셈이다.
프로젝트 목표가 명확하고 이루고자 하는 바가 그려질 수 있다면, 기존 관점에서 구체적 요구 사항에 맞게
원형(原形)을 먼저 만들고 사양을 붙여 나가는, 조형예술에 있어 ‘소조’의 접근법이 타당하다.
반면 센터스테이지의 경우는 ‘냉장고를 TV에 넣는’ 다소 모호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기에,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리테일러 및 고객사의 반응에 따라 정교하게 ‘조각’을 해 나가는
방법론을 택했다. 그렇기에 당시 센터스테이지 IFA 프로젝트의 코드 네임은 ‘Life Vision’이라 일컬어졌다.
단순히 대형 화면에 제품을 나열하는 카탈로그 방식을 넘어, 가전제품을 둘러싼 라이프스타일을
느낄 수 있도록, 또한 제품과 브랜드를 통해 삶의 비전이 투영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주변에
프로젝션 영상을 조영하여 제품과 실생활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 2013 IFA Dark Room에서 선보인 센터스테이지 콘셉팅
85인치 UHD TV 1대와 이를 둘러싼 프로젝터를 컨트롤하기 위해 4대의 PC, 워치아웃 비디오 프로세서,
다수의 운영 인력이 동원됐다. 비록 실행 가능한 모델은 아니었지만, 고객사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넘쳐나는 디지털 키오스크들 사이에서 제조사와 판매자(리테일러)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해석한
‘콘셉팅(Life Vision)의 묘’가 주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센터스테이지라는 거대한 조각은 점점 더 명확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Two-Pizza Tea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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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의 설립자 제프 베저스는 큰 규모의 팀은 ‘피자 두 판’으로 나누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는 새로운 플랫폼·비즈니스를 대함에 있어 참으로 적확(的確)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제품은 재빠른(Agile) 콘셉팅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직접 보고 만지기 전까지는
진정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기 어렵다. 제품을 빨리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보지 않으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우며, 시장에 나가기 전까지는 문제점이라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단지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빠른 대응을 가능케 하는 것, 그게 바로 작은 조직이다.
실제로 센터스테이지 TF는 제일기획 4~5명을 기준으로 운영됐으며,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클라이언트와
수평적 파트너 자격으로 업무를 진행했기에 보다 발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기획과
콘셉팅을 거쳐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기까지 3개월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많은 전문가 및 연구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봄 직한 콘셉트였지만,
7K 이상의 영상 콘텐츠를 1:1로 구현한 인터랙티브 키오스크를 실제 시연한 사례는 아마도
우리가 처음이었으리라 자부한다. 그렇기에 IFA Dark Room에서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그야말로
‘First Mover’ 효과를 오롯이 독차지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작은 팀을 통한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이
첫 단추를 올바로 끼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디지털이나 리테일 영역에서
소위 ‘혁신’이란 단어로 프로젝트가 수렴된다면, ‘Agility’란 덕목은 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Hungry and Foolish Way
IFA의 성공적 데뷔 이후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프로젝트가 더이상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제 ‘비전’은 실제 기능과 가치를 포함한 ‘제품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이어진 CES를 타깃으로,
상용화 제품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및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프로덕트 이노베이션팀과 더욱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가전사업 부문에서는
이러한 업의 규모에 맞는 대규모 투자를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사내 센터스테이지 TF를 신설하였다.
▲ 2013년 말부터 TF팀의 둥지가 된 첫 번째 룸.
고해상도 콘텐츠를 확인 중인 도경섭 프로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리테일 매장에서 세일즈 툴로 활용될 플랫폼(Commercialized Version)을 내놓는 일은
그 업의 범위 자체가 다르다. 콘셉트와 시연이 일회성 ‘쇼’라면, ‘매장’과 ‘세일즈’는 끊임없는 운영·관리·업데이트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쇼의 ‘WOW’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그에 따른 콘텐츠 제작·운영을 최적화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매장에서 이러한 경험을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기술, 그것은 전통적인 광고회사에서는 사실 생소한 단어이자 그야말로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 고견을 구했다. 하지만 당시 4K가 넘는 영상 콘텐츠를 다루면서 수려한
유저 인터페이스까지 가진 인터랙티브 키오스크는 존재하지 않았다. 참으로 난감했다.
전체 화면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는 Full HD의 12배에 육박하는, 쉽게 말해 아이맥스보다 더 큰 영상을
작은 PC 1대로 컨트롤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또한 매장 환경에 맞게, 마치 ATM 기기처럼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했다.
그래픽 기술이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업계에서조차 우리가 원하는 비슷한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면(四面)에서 초나라의 구슬픈 노랫소리만 들려오는 듯했다.
Cinder-rella
자, 하늘이 무너졌으니 이제 솟아날 구멍이 보여야 할 차례다.
바로 그때 제일기획 UX팀 도경섭 프로로부터 ‘신의 한 수’가 전해졌다.
“신더(Cinder)라고 있습니다.”
“그게 뭔데? 컴퓨터야?”
“그게 아니고…. Creative Coding Tool이에요. 왜 칸 대상 수상작 있잖아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플 아이튠즈의 음악 효과로 쓰이는 그래픽, 바로 이 화려한 그래픽이
신더로 구현됐다고 했다. 그 외에도 유명한 인터랙티브 프로젝트들이 모두 신더를 통해 만들어졌다니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그러한 솔루션이 바로 우리 자회사 TBG의 원천 기술이라니….
어쩌면 신더가 우리가 당면한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들을 매우 효율적으로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데렐라가 유리 구두를 신었다. 이제 무도회장에 가야 한다.
▲ Cinder를 활용한 프로젝트(Mill touch)
☞ “>Cinder 소개 영상 보러 가기
Over The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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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의 가능성이 확보된 이후 우리 모두는 각자 도로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가 되어
무지개 저편에 있다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센터스테이지 기획안에는
난해한 이야기들뿐이었다. 우리에겐 오로지 니즈와 가능성만 있었으니까.
거의 모든 종류의 인터랙션이 구상안으로 채택되었고, 도무지 들어본 적도 없는 UI 시스템이
회의 때마다 종횡무진 페이지를 갈랐다. 심지어 영화 나 를
이야기하며 공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업’은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실체’가 없는 캠페인은 존재 가치가 없고,
이룰 수 없는 기획안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베를린(IFA)에서 돌아온 후
정확히 한 달이 지나 우리 모두는 뉴욕으로 향했다.
TBG에 있다는, 신더의 창시자 앤드류 벨(Andrew Bell)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동화 속 이야기들을 현실로 불러내기 위해.
Gambling in Vegas – 2014 CES
TBG, 그리고 앤드류 벨과의 만남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고무적이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일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았다.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되고(R&D)
성격상 기간을 확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클라이언트는 신더의 등장을 반기면서도 동시에 의구심을 놓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실전’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의 가장 힘든 점이 바로 이러한 클라이언트,
또는 소비자의 기대치를 관리하는 일일 것이다. 한 번도 보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와 믿음을 간구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연달아 있는 글로벌 전시 CES에서 플랫폼의 상용화 버전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
▲ CenterStage CES용 영상 촬영 현장. 카메라 두 대를 연결해 사용했다.
이때부터 우리는 기획과 개발을 나누어,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업무를 평행으로 수행·관리하기 시작했다.
제일기획은 상용화 버전의 기본 틀을(Basic UI System etc.) 잡고 재차 콘셉팅을 진행해 CES 시연 모델을
완성하는 한편, 앤드류 벨을 주축으로 한 개발팀은 신더를 활용한 상용화 버전의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TF 팀원들이 뉴욕과 서울 및 필라델피아를 오가며 동시 다발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게 이때부터다.
CES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가전제품의 전 제품 라인업 구축에 따른 제품 열람이 용이하도록
원형 UI 시스템을 신규로 도입한 점, 소비자 사용성을 높이고 실제 리테일 환경에 적합하도록
프로젝터 대신 LFD 디스플레이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UX팀 도경섭 프로는 UI System의 원형(原形) 디자인을
직접 기획·구상했고, 신규 전시용 콘텐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을 담당했다. 워낙 급박한 일정으로
작업을 해야 했기에, 모든 촬영을 현지에서 진행했다. 그 해 겨울 뉴욕에는 몇십 년 만에 혹한이 찾아왔고,
촬영 일주일 동안 손발이 꽁꽁 언 채 뉴욕과 브룩클린 스튜디오를 오가며 작업을 감행했다.
제품 정보를 담당한 신유희 프로는 완성된 콘텐츠 별로 LA에서 컬러링·편집 등 후작업을 진행했으며,
장예슬 프로는 CES 전시장의 기본 공간 구성안과 하우징의 원형(原形) 디자인을 기획하고 동시에
제작하는 업무를 필라델피아 제작소에서 진행해 나갔다.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도박에 가까운 도전은 라스베이거스(CES)에서 하나 둘 승리의 패(牌)를
맞춰 나가기 시작했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버거운 작업이었지만 실제 플랫폼에 보다 더 가까워진
콘셉트는 역시나 리테일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제품 열람은 더욱 용이해졌으며, 디스플레이는
하우징을 갖추고 당장 매장 설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콘셉트 측면에서의 준비는 CES를 필두로 그렇게 완료됐다.
▲ 2014 CES 현장 모습. 프라이빗 룸에서 리테일러들에게
센터스테이지 상용화 버전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Launching, Launching and Launching
CES 이후에는 ‘론칭’이란 단어로만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제일기획에는 수많은 프로젝트가 존재하나
그 프로젝트들의 완료일은 모두 같다. 바로 ‘ASAP’. IFA, CES 두 차례의 성공적인 콘셉트 피칭 이후
리테일러들로부터 끊임없는 요청 사항이 발생했고, 우리는 매주 이러한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하루빨리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했던, 방대한 용량의 그래픽 처리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작업 진척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크리에이티브를 즉각적으로 협의하기는 매우 힘들었다.
제일기획 TF는 장기 파견 형식으로 TBG의 뉴욕 사무실 근무를 감행했다. 각자 약 두 달여 남짓 돌아가며
파견 출장을 나갔고, 아침저녁으로 본사와 컨콜을 진행했다. 그렇게 약 5개월 후 우리는 센터스테이지
최초의 상용화 버전을 완성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플랫폼 구축은 전통 광고회사의 영역은 아니다.
더구나 디지털 리테일 프로젝트는 사내외 전문가도 많지 않았던 상황.
개발 프로세스나 진척도 관리, 테스트 일정 관리 등 매번 난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그리고 TBG는 모두가 한팀이 되어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일’이라 생각하고, 한 발자국씩 앞서 나갔다.
그렇기에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실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에게 혁신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는다. 열정과 헌신으로 비롯된 땀과 노력의 결정체다.
두 손으로 만들어 낸 ‘실체’인 것이다.
플랫폼이라는 ‘마법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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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거울은 이제 더이상 ‘마법’의 영역에 속해 있지 않다. 각종 첨단 기술과 화려한 콘텐츠로 포장된
현대의 마법은 ‘기술’과 ‘과학’으로 거듭나 세상을 연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전문가 그룹이 참여했다. 그만큼 산고의 고통 또한 컸던 게 사실이다.
▲ Samsung Living Atelier 2014에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센터스테이지
센터스테이지는 지금 북미 주요 도시와 런던, 파리 근교의 리테일러 매장에서 실제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이다.
아직은 파일럿 수준이지만, 매장 내 유저 테스트 결과가 좋은 만큼 곧 본격적인 확산이 예상된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키오스크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아마도 궁극적인 ‘Data Driven Marketing’ 모델의 실현일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고 참여하는 대로 반응하며,
동시에 모든 경험이 데이터화된다면 이러한 고객 경험은 더욱 ‘개인화(Personalized UX)’되고 파워풀해질 것이다.
데이터는 기술적 융복합을 거쳐 경험의 확대 및 재생산(Omni Channel)을 가능케 할 것이며,
브랜드 측면에서의 고객 관계에 있어(CRM) 궁극적 목표로 여겨지는 ‘고객의 생애 가치(CLV)4’가
더욱 정교하게 측정 가능해질 것이다. 브랜드는 최적의 마케팅 비용으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는 그들의 욕구에 따라 브랜드로부터 더욱 정교한 정보·재화·용역을 얻게 될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Life Vision’을 제공하는 동시에 토털 마케팅 비전이 성립되는 브랜드의 꿈이
현실화될 날이 머지않았다. 제일기획의 RX, UX팀은 이러한 선진 마케팅 솔루션을 기획하고 제공하는 데
선봉장(先鋒將) 역할을 계속 맡아 갈 수 있길 학수고대하며, 오늘도 TF룸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무대의(Stage) 중심에(Center) 서서
센터스테이지라는 플랫폼은 이젠 그 자체로서 세상이라는 ‘무대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신더라는 크리에이티브 코드보다도, 8K의 고화질 영상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
서울과 뉴욕, 수원과 산호세를 오가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를 토해 냈다.
이러한 끊임없는 생각의 고리들이 멋진 파트너들과의 열정적 협업과 지원 속에서 드디어 눈앞의 현실이 됐다.
허나 무엇보다도,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의 관계를 떠나 진정한 협업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음이 가장 주요했던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이라 소회(所懷)한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프로덕트 이노베이션팀,
그리고 TBG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요한 TF룸에 설치된 센터스테이지 앞에서 나지막이 읊조려 본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1.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제품 설계도부터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일괄적으로 관리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원가를 줄이는 생산 프로세스
2. Sunk Cost: 현재 집행 중인 정책이나 계획에 따라 이미 투입된 경비나 노력, 시간 등을 가리킨다.
3. Two-Pizza Team: 피자 두 판을 소화할 만한 수의 사람들. 즉, 5~6명이 한 팀을 이뤄 신속하게 혁신을
이루자는 의미로 아마존닷컴에서 사용하는 용어
4. CLV(Customer Lifetime Value): 고객의 평생 구매에 대해 예상되는 미래 이익 흐름의 순 현재가치(NPV), 고객의 금전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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