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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Gamification)이라는 용어는 2002년 
닉 펠링(Nick Pelling)에 의해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다가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이미피케이션 서밋(Gamificiation Summit)을 통해 비로소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대대적으로 이슈가 됐고, 게이브 지커만(Gabe Zicherman)에 
의해 본격적으로 정의되고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시작과 기본 개념
일반인에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는 ‘게이미피케이션’도 따지고 보면유래가 깊다. 2500여 년 전 리디아 왕국의 국가 정책은 “하루는 모두가 음식을 먹고, 그 다음 날은 모두가 게임을 해야 한다”였다.
이 일화를 언급한 이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다.그는 리디아 왕국이 심한 기근에 시달릴 때 최초의 게임(특히 양의 관절뼈로 만든 주사위 게임)이 발명됐다고 말한다. 
헤로도토스에 의해 언급된 리디아 왕국의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는 상당히 고전적이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디아 왕국 일화는 제인 맥고니걸의 2010년 TED(Gaming can make a better world) 강연에 인용되기도 했으며, 게임 연구자들에게는 많이 알려진 얘기다.
리디아 왕국의 ‘사건’ 이후 게이미피케이션의 진화는 계속된다.재미를 기반으로 한 ‘펀웨어(Funware)’나 ‘재미공학(Fungineering)’에기반을 두고 ‘게임 외적인 분야에 게임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하려고시도’한 흔적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게임의 순기능을 일상에 활용하려는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나 광고를 목적으로 한 게임(Advergaming), 그리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게임(Games for change) 같은 개념들 모두가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수렴된다. 즉, 뭔가 재미있는 것들을 떠올리거나 묘사할 때 자주 쓰는 ‘게임 같은’,‘게임과 관련 있는’, ‘게임처럼 재미있는’ 등과 같은 ‘게임적 사고(GameThinking)’의 표현을 망라하는 개념이 바로 게이미피케이션이다.
필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를 좀 더 확장해‘게이미피케이션은 플레이어가 더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위해 비게임적인 맥락에 게임 기획 요소들을 사용하는 것’으로 제안한 바 있다. 부연하면, 이 정의에서 ‘게임’이란 참여자들이 명시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쟁과 룰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것을 말한다. 
‘게임 기획 요소’란 MDA 프레임워크(Mechanics, Dynamics, Aesthetics),보상강화 시스템 SAPS(Status, Access, Power, Stuff) 등 게임의 특징적인 요소를 가리킨다. ‘비게임적 맥락’은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일반적 게임 이외에 다른 목적의 맥락을 뜻한다. 또한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인 ‘플레이어’는 사용자, 소비자,클라이언트, 오디언스, 학습자, 그리고 게이머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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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의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들
**그러면 게이미피케이션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할까?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각종 신용카드나회원카드에 적립되는 마일리지가 있다. 또한 레스토랑이나 쇼핑몰, 백화점의 해피아워(Happy Hour)야말로 플레이어들을 흥분시키는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 사례다. 그런가 하면 나 , 같은 각종 경쟁 프로그램이야말로 가장 잘 게임화된 TV 프로그램들이며, 이나 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게이미피케이션은 ICT의 총아인 스마트폰에도 막 적용되기 시작했다.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현대인에게 그 어떤 보물보다소중한 목록 1호는 단연 스마트폰이다. 통화는 기본이고, 무제한 문자, 날씨, 요리, SNS, 길 찾기에서 뱅킹 서비스까지 안 되는 게 없는 전지전능한 ‘요술방망이’이며 태생부터가 게임화된(Gamified) 도파민 발전소가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상의 ‘게임’들이 도파민 유발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겠지만, 다른 서비스 앱들은 대체 게임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조금만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검색 포털은 물론이고,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부분의 SNS에는 게이미피케이션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게임 메커닉 요소인 ‘리더보드(Leaderboards)’, 포인트나 배지(Badge) 등이 자연스레 탑재된 채 게임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의 현황
이처럼 게이미피케이션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모를 꾀하며 우리의삶에 현존한다. 급기야 2013년에는 가트너가 선정한 ‘최고의 떠오르는신기술’ 왕좌에 등극하기까지 한다. 이미 2010년 초반부터 나이키, 스타벅스, 아마존, 이베이, 코카콜라 등을 위시한 글로벌 기업들은 너나없이 게이미피케이션을 경영에 활용해 오고 있다.

▲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 ‘나이키플러스’. 지루할 수 있는 운동에 스마트한 재미를 더한다. ⓒsecure-nikeplus.nike.com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나이키플러스’는 지루할 수 있는 스포츠에 스마트한 재미를 더한다. 나이키의 핵심 제품인 운동화나 의류 등에 스마트 기기들, 예컨대 아이패드, 스마트폰, 퓨얼밴드, 스마트워치 등과 ‘러닝 앱(Running App)’을 연동해 스포츠를 혁신했다. 
신기록 달성 시 축하 메시지나 트로피 등으로 보상을 해주고,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피드백함으로써 플레이어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다. 나이키플러스의 게임화 적용 사례는 웨어러블 시장의 확산에 기폭제가 됐다.

▲ 스타벅스는 별 누적 개수에 따라 고객의 레벨과 보상이 달라지는 고전적인게이미피케이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starbucks.com
스타벅스도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하워드 슐트 사장이 ‘와우(World of Warcraft)’ 게임 마니아를 중역으로 영입해 매장 경영 혁신에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적용, 크게 어필하고 있다. 
선납식 충전카드를 등록하고 매장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받는 ‘별(★) 배지’의 수가 누적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각 레벨에 따라 차별적 보상을 받게 되고, 해당 레벨을 유지하기 위한 피드백이 제공된다. 이 기법은 롤플레잉게임(RPG)의 그것처럼 충실히 게임화돼 있다. 스타벅스가 구현한 게임화된 매장 운영 혁신 전략은 동종 외식업계는 물론 인접 서비스 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아마존은 사이트 곳곳에 게임화 요소를 적용하고 있다. ⓒamazon.com
온라인 유통의 절대 강자 아마존 또한 사이트 곳곳에서 게임화 요소들이 눈에 띄는데, 이는 계속되는 게임회사들의 인수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아마존은 구매자들을 사로잡는(Engaging) 데 단연 독보적인데, 게이미피케이션의 주목적인 ‘인게이지먼트(Engagement)’와도 상통한다. 일단 아마존에 접속하면 ‘인기 순위’, ‘관심 분야 추천’이나 ‘깜짝세일’ 등 구매자의 취향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수년 전 구매했거나 관심을 가졌던 품목은 물론 심지어 찾아보기만 했던 품목들까지도 잊지 않고 피드백해 주니 말이다. 최근에는 생필품을 자동 주문할 수 있는 ‘아마존 대시 버튼’ 같은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정교하게 게임화된 아마존에 대한 구매자들의 충성도는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 (좌)하이네켄은 2011년 UEFA 챔피언스 리그 기간에 축구를 실시간 관람하면서 모바일을 통해
경기 결과를 맞히는 소셜 게임 형식의 ‘스타플레이어(Star Player)’ 캠페인을 전개했다. ⓒwired.co.uk▲ (우)페리에가 진행한 디지털 캠페인 ‘시크릿 플레이스(Secret Place)’. 숨겨져 있는 페리에 병을 찾는 미션을 완수하면 전 세계에서 열리는 5개의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mashable.com

이 밖에도 기업들의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은 더욱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가트너는 2014년까지 전 세계 2000여 개의 글로벌 기업 중 70%가 게이미피케이션 기반의 프로그램을 하나 이상 도입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2015년까지 50% 이상의 조직과 기업들에서 프로세스의 혁신적 개선을 위해 게임화를 차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의 를 보면 게이미피케이션은 최신 유망 트렌드 및 신기술과 융합해 오픈 이노베이션 촉발에 따른 경영 혁신, 종업원 행동 및 성과 개선, 질 높은 교육의 민주화, 자발적 소비자 참여 플랫폼 출현 및 개개인의 맞춤형 코칭 등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늦기 전에 게이미피케이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게이미피케이션의 성공 전략 및 유의점**
게이미피케이션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기껏해야 3~4년 정도밖에 안 된다. 이 시대의 새로운 화두인 게이미피케이션은 이제 막 이론적 정립이 시작되는 단계인지라, 게이미피케이션의 기본 개념과 이론들은 대부분 게임디자인 이론(MDA, SAPS 등)에서 차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더군다나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결과물을 지칭하는 표현도 분산돼 있어, 게이미피케이션의 개념 확산과 체계적 명료화가 필요하다. 이에 필자는 게이미피케이션 앱,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 게이미피케이션 시스템,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 등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Gamification Platform)’을 제안한 바 있다. 기업과 브랜드가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성공하려면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게이미피케이션의 성패 여부는 ‘어떻게 하면 플레이어의 관심을 사로잡느냐?’일 것이다. 플레이어는 그간의 수동적인 소비자로서의 ‘사용자(user)’가 아니라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과 인터랙션하는 능동적 행위의 주체이다. 
따라서 이러한 ‘플레이어’에 걸맞은 ‘플레이어 경험(Player Experience)’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해서는 기존의 UX(User Experience)를 뛰어넘는 PX(Player Experience)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사물인터넷, O2O, 웨어러블, 빅데이터 등 ICT 신기술과의 창조적 융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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