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s up Ⅲ
제약 광고에 있어 반드시 놓쳐선 안 되는 게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약국에서의 지명 구매를 높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기억에 남도록 제품 이름을 지어 출시하기도 하고, 흥겨운 노래를 만들기도 하며,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그렇게 휘황찬란한 광고들 틈에서 지난 1월, 안티푸라민은 세상 차분한 광고를 온에어했다. 우리가 몰랐던 안티푸라민 1933년에 출시된, 국민 모두가 아는 그 약. 안티푸라민이 가진 86년의 서사를 과연 30초 광고 안에 모두 담아낼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우선 안티푸라민의 역사를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지금껏 언론에 보도된 안티푸라민에 대한 거의 모든 기사는 물론,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자서전과 다큐멘터리까지 찾아보며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게 됐다. 유한양행은 미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던 유일한 박사가 1920년대 당시 일제 치하에 있던 고국의 보건 환경에 충격을 받아 설립하게 됐다는 것, “건강한 국민만이 장차 교육도 받을 수 있고, 나라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제약업을 선택했다는 것, 비싼 수입 약품을 사용하지 못해 사소한 타박상에도 목숨까지 잃게 되는 동포를 보고 진통소염제 안티푸라민을 자체 개발했다는 것, 그리고 당시 외제 약품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무책임하게 광고한 것에 반해 안티푸라민은 제품의 기능과 사용법을 정확히 기재한 양심적인 광고를…